[弼의 서재:치유의 문장들] 06화. 해가 뜨면 내 마음에 또 피어나는
| 작성일 | 2026-06-26 19:24:05 | 조회수 | 2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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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님의 '해바라기' 노래 듣기 클릭(출처 : YPC Company 유튜브 공식채널)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보편적이라 믿고,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적은 에세이입니다. 이터널리 운영진의 전체 의견과 무관합니다.
어린 시절 바라본 어머니의 어깨는 항상 굽어있었다. 방바닥을 닦고, 빨래를 하고, 밥을 짓느라고, 나와 동생, 아버지와 시댁 식구들을 먼저 챙기느라고.
당시 나의 어머니는 지금의 내 나이보다도 훨씬 어렸었다. 그러나 그렇게 굽은 어깨, 굽은 허리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어린 시절 동네 공터에 핀 해바라기는 어머니와 반대였다. 주욱죽 반듯하게 솟아오른 줄기는 내 키보다 더 컸다. 게다가 그 꽃은 얼굴을 당당하게 쳐들고 하늘을 향해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어머니가 안쓰러웠다. 어린 시절의 나는 해바라기가 부러웠다.
부디 어머니가 해바라기처럼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해바라기를 보며 어머니를 생각하고는 했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며 어쩐지 나는 어머니처럼, 서서히 어깨가 굽어가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도 내게 강요하지 않았으나 자연스레 그리 되었다.
어머니의 굽은 어깨를 펴주기는커녕 나 자신조차도 움츠러드는 내가 미웠다.
내가 나를 미워할수록 내 어깨는 더욱더 굽어졌다.
서울로 대학교를 갔던 것은 여러가지로 일종의 도피였다.
그렇게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꼼짝없이 한 달가량 병원신세를 져야 했을 때,
병실에서의 어머니는 그 어깨가 더욱 굽어보였다.
그것이 오롯이 내 탓이라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엄마, 미안해요." 병실에서 보내던 어느 날 밤, 보호자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던 어머니에게
그러자 어머니는 답했다. "지금 내 곁에 있으니 된 거야. 나는 그냥 . . . 고맙기만 하다."
순간 어린 시절 보았던 해바라기 꽃이 떠올랐다. 여름의 공터의 풍경을 화려하게 수놓던, 황금빛 꽃잎과 큰 키를 우쭐거리며 자랑하던, 어머니도 그를 닮아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았던 바로 그 해바라기 꽃이... 그리고 조용필 님의 <해바라기>의 전주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했다.
"해가 뜨면 내 마음엔 또 피어나는 외로운 해바라기 바람 부는 언덕에서 그 어느 누가 내 곁에 머무려나"
어머니의 삶이 해바라기이기를 바랐건만 나는 모르고 있었다. 어머니는 이미 해바라기의 삶을 살고 계시다는 것을.
태양을 사랑하는 해바라기의 오롯한 마음을 가지고 나를 비롯한 가족들을 태양처럼 바라보며 살아가고 계셨다는 사실을 말이다.
기실, 그 굽은 어깨는 사랑의 무게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나는 소리 없이 울었다.
"고개를 떨구지도 못하고 하늘에 고운 꿈 새겨 조각난 추억들을 모아서 그리운 모습을 그려"
하나 있는 딸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닐 때 어머니는 많이 외로워하셨다. 빈 둥지 우울증이라는 것을 앓고 계셨다. 그러나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의 전화를 자주 건성으로 받았다.
"해가 지면 누군가를 또 기다리는 고독한 해바라기 찬바람이 불어와도 그 어둠 속에 그 누구를 기다리나 기다림에 지쳐버린 내 해바라기"
태양이 보이지 않을 때 해바라기는 아프다. 나의 빈자리는 어머니께 고통이었음을 그제야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어느 누군가의 태양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제 스스로 굽은 어깨로 살아가고 있었다.
어머니의 굽은 어깨를 더욱 굽게 만들고 나 스스로의 어깨를 굽게 만든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날 밤 나는 다짐했다.
어머니를 기다림에 지치게 하지 않겠다고. 나 또한 해바라기처럼 살아가겠노라고. 그리고 나 자신이 누군가의 태양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노라고.
며칠 전, 날씨 맑은 어느 날이었다. 지척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뵈러 가던 중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해바라기를 보았다.
해바라기를 살펴보는 나의 마음은 예전과 많이 다르다.
어린 시절엔 반듯하게 키가 큰 우쭐한 해바라기의 모습에 취했다면,
지금의 나는 해바라기를 보면 무거운 꽃 때문에 살짝 구부러진 꽃대부터 살핀다.
한시도 쉬지 않고 하늘을 향하는 그 간절함을 느낀다. 서로를 태양삼아
내 마음에 아주 크게 피어있는 해바라기 한 송이는 바로 조용필 님을 위해 오롯이 피어있음을.
*[弼의 서재 : 치유의 문장들] 다음 연재일은 7월 10일 금요일입니다! *이터널리 회원 님들의 '해바라기'는 누구를 향하고 계실까요? 서로 댓글로 나누어보아요! *로그인하시면 댓글을 다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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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
용필오빠를 향해있는 해바라기 한송이씩 품고 사는 우리들...
그래서 덜 힘들었고, 더 행복할수 있었던 지난날들이 떠오르네요...
용필오빠와 우리들의 부모님은 늘 한결같이 우리곁에 함께 주시는 존재라는 공통점이 있었네요..
새삼 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오늘따라 우리들의 조용필 님이 정말정말 보고 싶습니다.ㅜㅜ 꺼이꺼이~
해바라기꽃은 우리들의 마음과 닮은꼴이네요.
일편단심 한사람을 향한 변치않은 사랑하는 마음이 참 많이도 닮았지요~^^
치유의 문장을 읽을때마다 느끼는건데 정말로 마음의 치유가 되고 있어요.
저의 해바라기 한 송이는 오빠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활짝핀 노오란 해바라기랍니다~^^
다음 연재일이 기다려 지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김애숙 님께서도 조용필 님을 향한 해바라기 한송이 고이 간직하고 계시네요.
마음의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니 정말 감사한 일이예요.
더 힘내서 성실히 써나가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해바라기꽃은 난 좀 무서워요 ㅎㅎ
멀리서 보는거는 괜찮지만요~~♡
우리오빠가 부르는 해바라기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와서인지 해바라기꽃과 연결되지는 않았었네요~~ㅎㅎ(몬소리여~~^^;)
이제라도 곁에 계신 내어머니와 마음 가득 사랑을 나누시길요~♡
그 사무침이 얼마나 애달픈지 몰라요 ㅠ
ㅋㅋ 솜사탕 언니의 말씀도 이해가 되어요.
조용필 님의 해바라기는 아무리 애써도 잊혀지지 않는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노래니까요.
저도 제 개인적인 경험이 없었다면 이렇게 연결이 되지 않았을 거예요. ㅎㅎㅎ
사랑을 나누라는 말씀 정말 와닿습니다. 그런데 저는 마음만 앞서지 여전히 무심한 딸. ㅜㅜ
더 노력해볼게요~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때로는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맞으며 커다란 꽃을 머리에 이고
열매를 맺어가는 해바라기가 문득 우리 인생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